내 친구 지현이는 몽골에서 사업을 준비중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를 갈망 (?) 하던 중
내가 퇴사를 하면 만나러 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망설임 없이 몽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에서 티켓팅하고 소지품검사하고 시간되어 비행기 탑승하고  한참을 늘어지게 자고있는데
승무원이 입국카드를 준다. 난 펜이 없다고!! 펜이 없다고 하니 내 여권을 보면서
알아서 써준다. 내가 그리 어리숙해 보인건가? 아님 의사가 잘못 전달된건가..

암튼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에 무사히 도착하고 나서 이제 나가기만 하면되는데..
날 붙잡고 영어로 뭐라고 한다.. '저기요.. 억양이 너무 쎄서 못알아 듣겠거든요?'
여권도 꺼내주고 항공권도 보여주고.. 알고보니 입국카드를 제출해야 했던것;;
바보어진 -_-^  도착하자마자 언어의 장벽이 생기고 있었다.


지현이가 시간맞춰 마중나왔다. 이렇게 감동스러울 수가...

한국에서 딸 친구가 온다고 해서 지현이 아버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아버님 고맙습니다.
공항에 자가용이랑 운전기사를 보내주셔서 편안하게 경치 감상하며 지현이네 집에 도착했다.

시내구경 하러 나왔다가 몸이 피곤해서
네일샵만 들렀다가 백화점 주변을 조금 돌아다녔다.

시내라고 하지만 횡단보도도 별로 없고 신호등도 찾기가 힘들다.(거의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무단횡단을 하거나 길을 건널때 사람들끼리 뭉쳐서 건넌다는거..
그렇게 길 건너다 소매치기 당할 뻔했다...
길을 건너는데 두 여자가 내뒤에 바싹 붙어서 날 밀고 잡는다.
신경쓰여서 "아 왜 자꾸 밀어!!" 라고 몸을 트니
가방이 열린채로 지갑과 화장품이 후두둑 떨어진다.
순간... 눈이 돌아갔다. 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잊은채
떨어진 지갑을 줍고 잽싸게 2명중 한명을 잡아 미친듯이 소리질렀다.
(주로 경찰불러라, 너 뭐하는 짓이냐 등등 내용은 내 성격을 고려해서 알아서 생각하시길.)
그 몽골여자가 나를 때리려고 손을 올리길래 지현이가 그걸 보고 열이 받아 싸우기 시작한다.
경찰을 불러도 몽골인 편만 든다며 부르나 마나라고 한다.
잃어버린게 없으니 경찰을 부르지 않고 그냥 보내줬지만
그 여자들이 일행을 불러 우릴 해꼬지할까봐 지현이는 바로 남자친구를 불렀다.
지현이가 몽골 남자친구 만나는게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몽골인과 한국인... 많이 닮은데다가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이는 언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 나는 몽골인에게 엄연히 외국인으로 비춰지고 있었던 거다.

안전하게 집에 들어와서 짐을 풀고 씻고..
몽골에 대해 알기도 전에 테러당해서;; 얼떨떨 했다..
여행자 주의 사항을 조금이라도 깊게 읽어둘걸..
사람구경하고 건물구경하고 길 건널때 조심하지 않은 나도 잘못이지.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조금의 수다를 떨다 잠들 수 있었다.



자 이제 시작인게다.




Posted by 두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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